지난 13일 경기 부천 제일시장에서 돌진 사고를 내 2명이 숨지게 하고 19명을 다치게 한 60대 트럭 운전자가 사고 당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은 사실이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드러났다.
14일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협의를 받는 A(67)씨의 1t(톤) 트럭 내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페달과 브레이크를 비추는 트럭 내 ‘페달 블랙박스’에 A씨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A씨가 설치한 ‘페달 블랙박스’는 사고가 날 경우 원인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스스로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박스에는 영상과 함꼐 소리도 녹음됐으나 기계음 등으로 인해 A씨의 음성은 드리지 않았다.
A씨는 13일 오전 10시54분께 경기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1t 트럭으로 돌진 사고를 내 60~70대 여성 2명을 숨지게 하고 10~70대 남녀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직전 1~2m 후진했다가 132m를 질주해 피해자들과 시장 매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21명으로 2명은 시장 상인, 19명은 방문객이었으며 부상자 연령대는 50~70대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는 모야모야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전날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질환과 사고는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A씨에 대해 소변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주 수치는 감지되지 않아 경찰은 페달 오조작이 사고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에 차량 등 감정을 의뢰해 정확한 사고 배경을 규명할 방침이다.
이날 경찰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이르면 오는 15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