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함.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함.

청약통장 가입자가 3년 3개월 만에 225만 명가량이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급등과 대출 규제 강화, 치열한 가점 경쟁으로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져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9월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비롯한 청약통장 가입자는 2634만9934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치로 지난 1월 2644만1690명이던 청약통장 가입자가 8개월 만에 9만1756명 감소했고 2022년 6월 대비 지난 9월까지 3년 3개월간 224만9345명 줄었다.

정부는 주택도시기금 주요 재원인 청약통장 저축액의 감소를 막기 위해 통장 금리를 2022년 11월 0.3%p(포인트), 2023년 8월 0.7%p, 2024년 9월 0.3%p 등 세 차례에 걸쳐 인상했다. 또 2024년부터 청약통장 미성년자 인정 기간을 확대했고 올해부터는 청약통장의 소득공제 한도를 연 300만 원으로 늘리고 신혼부부가 출산하면 특별공급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등 청약 혜택을 늘렸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의 결과, 올해 가입자 수가 3월 2643만8085명으로 4435명 증가하며 2년 9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이후 7월 2636만6031명에서 8월 2637만3269명으로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매달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청약 경쟁률이 치열해지면서 수요가 위축된 것이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가 급증하게 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전문업체 리얼투데이어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7.1대 1로 2020년 26.8대 1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분양가가 급등하고 당첨 가점이 높아지면서 당첨될 확률이 낮아지는 것도 청약통장 해지로 이어지는 원인 중 하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민간 아파트 3.3m2 평균 분양가는 2021년 1303만 원에서 2025년 9월 기준 2118만 원으로 약 62.5% 상승했다. 이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졌다는 부석이다.

청약 가점 커트라인도 계속 오르고 있어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청약을 진행한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은 전용면적 74m2에서 청약 만점(84점) 통장이 나왔고 최저 가점은 74점으로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인 69점 보다 높았다. 청약 가점 만점은 7인 이상 가족이 15년 이상 무주택으로 살아야 가능한 점수다.

최근 대출 규제 강화도 청약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됐고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무주택자 기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줄었다. 또 분양가에 따라 대출 한도도 제한돼 25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최대 2억 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갭투자(전세 낀 매매)’도 금지돼 당첨 후 전세를 활용한 자금 조달 방법도 차단됐다.

정부는 주택도시기금의 주요 재원인 청약통장 저축액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청약통장 금리를 인상하는 등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가입자 수의 감소는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청약통장 해지를 고민하는 직장인 A(32)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차피 지금해도 청약될 당첨은 하늘에서 벼락을 연속 3번 맞을 확률이라고 생각한다”며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더 이득일 것 같다고 생각해 올해가 가기 전 청약통장 해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정진호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