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읍 해안가에서 발견된 마약류 포장지 / 자료제공 = 제주해양경찰청
애월읍 해안가에서 발견된 마약류 포장지 / 자료제공 = 제주해양경찰청

제주 해안에서 ‘차(茶)’ 포장지로 둔갑한 마약이 잇따라 발견되자 해경이 중국·일본·대만 등 주변국에 공조를 요청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2달간 4번째 의심 신고로 도내 해안가에서 마약류 의심 물체가 지속 확인되면서 해운 항로를 통한 마약 유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차 포장 마약류 의심 신고는 지난 9월29일 성산 해안, 10월24일 애월, 10월31일 조천읍 해안가, 11월1일 제주항 등 4번 신고된 마약류 의심 물질을 잇달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10월24일 애월읍 해안에서 마약류 의심 물질을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 의뢰한 결과,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으로 밝혀졌다. 9월 성산 해안에서 발견된 마약류와는 다른 포장 형태로 10월15일 포항 임곡리 소재 해변에서 발견된 마약 의심 물질과 유사한 포장이다.

제주해양경찰청은 “ 제주와 포항 해안에서 발견된 차(茶) 포장형태의 케타민과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사진자료·국과수 성분을 중국, 대만,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호주, 미국 등 각국에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며 “아직 답변은 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해경은 만조와 간조 사이의 조간대와 갯바위 등지에서 마약류 의심 물질이 발견되자 해상 유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필리핀 동쪽에서 일본 열도를 따라 북동쪽으로 흐르는 쿠로시오 해류가 북풍을 만나 표류하다가 제주 해안으로 떠밀려 왔을 가능성도 있다”며 “선박 하부 그물망에 묶였다가 떨어졌거나 해상 투척 후 회수에 실패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과수 간이검사에서는 조천해안과 제주항에서 발견된 물질에서도 ‘케타민’ 성분이 검출돼 해경은 대검찰청에 정밀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제주해경청 관계자는 “최근 도내 여러 곳의 해안가에서 마약류 의심 물체가 발견됨에 따라 바다로 유입됐을 가능성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해안가 수색을 강화하는 등 해양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의심 물체 발견 시 신고하도록 홍보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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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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