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업 선호도 부동의 1위를 유지하던 선생님이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과거 입시 결과(입결) 최상위를 기록하며 명문으로 꼽히던 교육대학교(교대) 재학생들의 학업 중단율이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교육대학교 재학생의 학업 중단율이 4.2%로 집계됐다. 교대생 100명 중 4명 이상이 학업을 포기한 셈이며 2023년에도 같은 수치를 기록해 2년 연속 4%대를 기록했다.
교대생들의 학업 중단율은 2018년 0%대를 보였지만 △2019년 1.5% △2020년 1.7% △2021년 2.4% △2022년 3.2% △2023년 4.2%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일반대학교의 학업 중단율은 각각 5.3%, 5.4%로 교대 학업 중단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학알리미 자료에 따르면 주요 교대인 서울교육대학교, 경인교육대학교의 지난해 중도 탈락자는 각각 103명, 105명으로 집계됐다.
교대생들이 학업을 포기하는 데에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와 교직 환경 악화가 지목된다. 학부모 민원 등 감정노동의 비중이 높고 연봉이나 근무 환경을 고려하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굳이 교대를 선택할 이유가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초등학교 교사인 A(34)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 교대에 진학했지만 학부모의 민원과 업무 등으로 선생님을 직업으로 삼은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주변 지인이 교대로 진학을 한다고 다시 한 번 생각을해보라고 조언해 줄 것 같다”며 “교대에 갈 성적으로 비슷한 대학에 가서 일반 직장인으로 근무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교사 B(36)씨는 “저출산으로 인해 임용시험 경쟁률이 매년 높아지고 있어 재수, 삼수, 사수까지 하는 교대생들을 많이 봤다”며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과거에는 교대를 졸업 하면 취업이 보장된다고 인식됐지만 요즘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비 선생님들이 임용시험을 떨어지는 선배들을 보고 빠르게 판단해 학업을 그만두고 다른 길을 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서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다’고 답한 교사 비율은 역대 최저인 19.7%를 기록했다.
국내 설문조사뿐만 아니라 OECD가 지난 7일에 발표한 ‘교원·교직 환경 국제 비교 조사(TALIS) 2024’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교사 56.9%가 ‘학부모 민원 대응’이 주요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답했다. 또 ‘학생의 위협과 언어 폭력’이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답한 교사는 30.7%로 OECD 평균인 17.6%의 2배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