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서울시가 춘분(春分)을 앞두고, 본격적인 봄을 맞이하기에 앞서 시민들에게 올봄 방문하기 좋은 한양도성 순성(巡城) 코스를 소개했다. 지난해 1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은 한양도성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순성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도심 속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순성(巡城)은 도성을 한 바퀴 돌며 경치를 구경하는 것으로, 정조 때 학자인 유득공의 자료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 한성부 사람들이 순성을 즐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남산에서부터 낙산, 백악, 인왕의 4개 구간으로 이어지는 총 18.6km의 순성 코스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정을 선사한다.
주요 구간별 봄철 볼거리로는 △‘벚꽃명소’ 남산구간(남산공원,한양도성 유적전시관) △‘야경명소’ 낙산구간(한양도성박물관, 낙산공원) △‘전망명소’ 백악구간(팔각정 전망대) △‘문학명소’ 인왕구간(윤동주 시인의 흔적, 윤동주 문학관)이 있다.

남산공원은 서울시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도심 속 최대 녹지 공간이다. 활짝 핀 벚꽃이 장관을 이루는 봄에 남산공원에 방문해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남산구간 특유의 봄의 정취를 담뿍 느낄 수 있다.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에서는 한양도성의 역사와 함께 완주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남산 팔각정에서는 서울의 전경을 감상하고,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서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순국선열들의 애국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

낙산공원의 밤은 조금 특별하다. 낙산공원은 벚꽃이 드리우는 아래 감상할 수 있는, 도시의 수많은 불빛이 이루는 환상적인 야경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야경명소다. 낙산공원 근처 흥인지문 옆 한양도성박물관에서는 한양도성의 600년 역사를 다양한 전시물과 디지털 자료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한양도성의 축성과정과 변천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공간이다.

백악구간의 북악팔각정은 한양도성 순성길에서 가장 빼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쉼터다. 잠실타워, 남산타워, 63빌딩까지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가 한 눈에 담기는 도심 속 전망대로 낮에는 한양도성 순성의 휴식처로, 밤에는 아름다운 일몰과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전망명소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북한산과 평창동 일원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며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인왕구간에 자리한 청운동 한양도성 순성길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가 그의 벗들과 함께 시상(詩想)을 떠올리곤 했던 의미 있는 장소다. 봄기운이 가득한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따라 걸으며, 문학명소에서 청년 윤동주의 문학적 영감을 함께 느껴 보자. 언덕 아래 자리 잡은 윤동주 문학관에서는 시인의 친필 원고와 다양한 사진 자료들을 통해 그의 삶과 문학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나들이하기 좋은 봄을 맞이해 더 많은 시민들이 한양도성을 찾아 역사와 자연이 함께하는 휴식을 즐기시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한양도성이 도심 속 살아있는 역사 공간이자 휴식공간으로, 시민들이 언제든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한양도성 방문객 100여만 명 중 1만 명 이상이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를 발급받았다. 완주 후 완주 인증서를 발급받기 원하는 시민은 각 구간의 인증 지점에서 사진을 찍어 한양도성 누리집에 게시한 후,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또는 혜화동 전시안내센터에서 서울특별시장 명의의 완주 인증서와 완주 기념 뱃지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