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내 집 마련’하려면 14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2025-11-17     정진호 기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함.

지난해 기준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14년가량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인천은 약 7년으로 집계됐고 가구주로 독립한 뒤 첫 집을 장만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8년가량이었다.

16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하반기 전국 표본 6만1000가구를 방문해 면담 조사한 ‘2024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서울 자가 가구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rice Income Ratio)는 중간값 기준으로 13.9배로 나타났다. PIR은 월급을 꼬박 모았을 때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14년가량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다음으로 PIR이 높은 지역은 △세종 8.2배 △경기도 6.9배 △대구 6.7배 △인천 6.6배 등이 뒤를 이었다. 권역별 PIR은 2023년 대비 수도권(8.5배→8.7배), 도 지역(3.7배→4배) 증가했으나 광역시는 6.3배로 동일했다.

지난해 전국 임차가구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은 15.8%로 2023년과 동일했다. 이는 전월세 세입자들은 월 소득 15.8%를 임대료로 내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 임차가구 PIR은 2023년과 비슷해 수도권 20.3%→18.4%로, 광역시 15.3%→15.2%, 도 13%→12.7% 등으로 모두 하락했다.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자기 집을 소유한 가구 비율을 뜻하는 자가보유율은 지난해 61.4%로 2023년 60.7% 대비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55.1%→55.6%, 광역시 62.3%→63.5%, 도 68.6%→69.4% 등으로 모두 상승했다. 

또 자신이 소유한 집에서 거주하는 ‘자가점유율’도 전국 58.4%로 2023년 57.4% 대비 증가했다. 자가점유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51.9%→52.7%, 광역시 58.9%→60%, 도 65.4%→66.5% 등으로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주택 점유 형태 비중은 자가 58.4%, 임차 38%로 조사됐다.

지난해 1인당 주거면적은 36m2로 2023년과 동일한 수준이었으며 가구당 주거면적은 68.1m2로 2023년 68.9m2 대비 소폭 감소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3.8%로 2023년 3.6% 대비 0.2% 증가했다.

전체 가구의 현재주택 평균 거주기간은 8.4년으로 2023년 8년 대비 약 5개월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7.1년 △광역시 8.4년 △도 10.4년 등으로 모든 지역에서 2023년 대비 증가했다. 또 점유형태별로는 자가로 거주하는 가구가 11.5년, 임차가구가 3.6년으로 집계돼 점유형태와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2023년 대비 길게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는 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0.3%로 2023년 32.2% 대비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33.4%로 가장 높았고 광역시가 29.4%, 도지역이 26%로 주거를 이동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 경험이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현재 주택으로 이사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시설이나 설비 성향’을 47.2%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직주근접 30.6% △교통의 편리 25.5% 등이 뒤를 이었다. 비자발적으로 이사한 경우에는 ‘계약 만기’가 18.1%로 가장 높았으며 △집값이 부담스러워서 8.3% △재개발이나 재건축 3.7% 등의 순이었다.

주택보유의식비율은 86.8%로 대부분의 가구가 내 집을 보유해야한다고 응답했지만 2023년 87.3% 보다는 낮았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내 집을 보유해야한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전체가구 중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38.2%로 1년 만에 2.4%p(포인트) 하락했다. 이들은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이 32%로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전세자금 대출 지원 27.8% △월세 보조금 지원 12.2%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10.9%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