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우리나라 성인 34% ‘비만’

2025-11-10     이혜영 기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함.

최근 10년간 국내 성인 비만율이 30% 증가해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와 40대 남성은 전체의 절반이 비만으로 집계돼 성인 비만율 증가를 견인했다.

10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7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성인 34%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2015년 26.3%에서 2024년 34.4%로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비만율은 성별에 따라 살펴보면 남성의 비만율은 41.4%, 여성은 23%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 1.8배 높았다. 남성의 경우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는 30대에서 53.1%, 40대 50.3%로 비만율이 높았다. 여성은 고령층인 60대 26.6%와 70대 27.9%에서 상대적으로 비만율이 높았다.

우니라나 전체 성인 인구 중 약 2명 중 1명(54.9%)이 주관적으로 자신이 ‘비만’이라고 답했다. 비만인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비만하다고 인식한 비율은 남성 77.8%, 여성 89.8%로 대부분은 스스로 비만임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만이 아닌 사람들 중 자신이 비만하다고 인식한 비율이 남성 13%, 여성 28.2%로 나타나 여성이 남성보다 더 실제 체형과 인식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우리나라 전체 성인 인구 중 약 5명 중 3명(65%)이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려고 했다. 체중조절 시도율을 분석한 결과, 비만인 사람은 남성 74.7%, 여성 78.4%로 대부분 체중조절을 시도했으며 비만이 아닌 사람들은 남성 42%, 여성 64.6%로 비만이 아닌 집단에서도 체중조절 시도율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약 1.5배 높게 나타났으며 두 집단 모두 고령층으로 갈수록 체중조절 시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비만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전남과 제주가 36.8%로 가장 높았으며 세종이 29.1%로 가장 낮아 광역시·도별로도 비만율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10년간 시·도별 비만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국 17개 모든 광역시도에서 비만율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전남은 11.4%p(포인트) 상승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으며 울산과 충남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세종은 2.9%p 증가에 그쳐 가장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고 대전과 강원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비만율은 지난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 ‘비만’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남녀 모두 비만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6.5%는 OECD 평균 56.4%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생활습관 변화와 서구화된 식단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맞춤형 건강과리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

비만은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 근골격계 질환 유발에 이어 여러 암의 발생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만성질환이다. 특히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상태가 아니라 대사·호르몬·면역 기능의 변화를 통해 암 발생과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대장암 △간암 △췌장암 △신장암 △자궁내막암 △식도암 △유방암 등의 발생과 관련이 높다.

최근 비만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비만 환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비만치료제에만 의존해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고 체중을 감량한 경우 영양결핌, 근육량 감소, 골밀도 감소 및 대사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비만치료제 투가을 중단했을 때 체중이 빠르게 원상복귀되고 체중감량 이전보다 대사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비만치료제들을 사용하더라도 균형잡힌 저열량식사와 꾸준한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 및 운동을 병행해 건강한 생활을 습관화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