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규제에도 절반 이상 “내년 상반기 주택가격 상승 전망”
주택 수요자 10명 중 5명은 2026년 상반기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5년 만에 상승 전망 비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세와 월세 가격 또한 절반 이상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5일 부동산R114가 ‘2026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절반을 초과한 52%가 상반기 주택 매매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2021년 하반기 전망 조사에서 상승 전망이 62%를 기록한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직전 조사 대비 상승 전망이 3%p(포인트), 하락 응답이 1%p 모두 증가했지만 상승과 하락 사이 응답 비중 편차는 3.7배로 크게 벌어졌다. 정부의 10·15대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시장 인식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매 가격 상승 응답자의 35.37%는 ‘핵심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유로 선택했다. 현 정부의 6·27대책부터 최근 10·15대책까지 다양한 수요 억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서울 주요 아파트와 수도권 핵심 지역 중심으로 신고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수요층의 불안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음으로는 ‘기준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12.63%의 응답자가 택했다. 기준금리가 최근 동결 기조에도 불구하고 인하 사이클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는 △서울 등 주요 도심의 공급부족 심화 10.9% △정부의 주요 규제에 따른 매물잠김 8.91% △급매물 위주로 실수요층 유입 8.78%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영향 6.52% 등이 뒤를 이었다.
매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10명 중 4명은 ‘대출 규제로 매수세 약화’를 이유로 택했다. 가계부채 관리 목적성이 강한 대출 규제 강화 조치가 현 정부의 6·27대책과 10·15대책을 통해 규제지역이 대거 확대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승인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진 환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경기 침체 가능성 15.94% △대출 금리 부담 영향 10.63% △가격 부담에 따른 수요 감소 8.21%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확대 영향 7.25% 등이 뒤를 이었다.
주택 매매뿐만 아니라 임대차 가격 답변도 상승 전망이 하락 전망과의 격차를 직전 조사 대비 6~11배로 더 벌어졌다. 전세 가격 상승 응답은 57.75%, 하락 응답은 9.26%로 상승 비중이 6.2배 더 많았다. 또 월세 가격 전망은 상승 응답이 60.91%, 하락 응답이 5.28%로 11.5배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물건 부족 현상들이 심화되는 것은 물론 대출규제 강화로 전세의 월세화가 동반되고 있어 신축 물건이 부족한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전월세 가격의 추세적 상승이 예상된다.
전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응답한 34.8%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 정부에서 강화된 대출규제로 인해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를 늘려 가격 상승 압박을 높인다는 것이다.
또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물건 공급 부족’이 23.75%로 높았다. 임대사업자 자금 유입 축소 조치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월세 선호 현상이 강화하고 있다. 그 외에 △서울 등 주요 인기 지역의 입주 물량 부족 14.73% △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 9.74% 등이 뒤를 이었다.
전세 가격 하락 전망을 선택한 경우 ‘정부의 전세시장 안정대책 효과’를 23.7%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정부의 전세대출 보증비율 하향 조정과 갭투자 제한 및 실거주(토지거래허가구역) 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전세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형성된 분위기다. 이어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 20.74% △전세대출 부담감에 따른 월세시장 이탈 13.33% △일부 지역의 입주물량 증가 12.59% △전세보증(보험, 대출) 가입 요건 강화 영향 11.11% 등이 전세 가격 하락에 대한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직전 조사와 달리 소비자들은 2026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 핵심 변수로 ‘대출, 세금 등 부동산 규제 환경 변화 여부’를 17.01%로 우선 순위로 꼽았다. 2025년 새 정부 출범으로 대출과 세금 등에서의 정책 기조에서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거 1~2순위로 꼽혔던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 16.8%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및 인하 여부’ 14.75%는 핵심 이슈에서 조금 더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최근 대외 경제여건 개선에 따라 주식 등 금융 시장의 수익률이 높아졌고 기준금리는 동결 및 인하가 매우 천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