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인 백재권이 말하는 ‘권력과 관상’ ② 이재명과 조국 

2025-09-24     김승옥 언론인 
역술인 백재권씨/자료=김승옥 언론인

윤석열-김건희 씨 부부와 가까웠던 역술인 백재권 씨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도 만난 적이 있다. 2017년 대선 때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나섰을 때다. 2022년 5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백씨는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패한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 씨앗을 가진 관상”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 후보를 만났을 때 그런 얘기를 들려줬다고 했다. 아울러 진보 진영의 차기 대선후보로 꼽히다가 윤석열 검찰의 칼에 무참히 쓰러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한계도 언급했다. 

1편에 이어 백씨의 정치인 관상평을 소개한다. 각 인물의 호칭이나 직책은 인터뷰 시점에 맞춰 적었다. 참고로 필자는 관상이나 풍수의 영역을 존중하지만, 믿지는 않는 편이다. 과학이 고도로 발전한 이 시대에도 많은 사람이, 특히 힘깨나 쓰고 돈깨나 있는 사람들이 자기 운명을 알아보거나 중대사가 있을 때 역술인을 찾는다는 현실은 인간사의 불합리한 면을 보여준다. 그만큼 인간은 불완전하고 모순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 자료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백재권 씨는 이재명 전 대선후보에 대해 “대통령 관상이지만, 윤석열이라는 더 큰 힘에 밀렸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의원은 언제 처음 만났나? 

“2017년 19대 대선 때였다. 당시 이재명은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과 맞붙은 상황이었다. 처음 봤을 때 관상이 매우 좋았다. 그래서 칭찬을 많이 했는데 몇 가지 주의할 점도 조언했다. ‘이번에는 안 되지만 다음은 해볼 만하다’고 일러줬다.”

-간발의 차이기는 하지만 20대 대선에서도 실패했다. 무엇이 문제였나? 

“윤석열이라는 힘이 좀 더 셌기 때문이다. 대통령 자질이 있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더 센 사람과 붙으면 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통령 관상이 아닌 사람과 붙으면 무조건 이긴다. 아무리 지지율이 높아도 대통령 관상이 아닌 사람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안 된다.” 

-그렇다면 다음 대선 때 이 의원이 대통령 관상이 아닌 사람과 맞붙으면 될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 

“이재명이 대통령 후보군 중 한 사람이라는 건 분명하다. 대통령 씨앗을 가진 관상이다. 그때까지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이 의원을 만났을 때 어떤 걸 조심하라고 말했나? 

“이재명은 독기가 너무 많다. 말속에 독이 너무 많다. 그 독은 결국 국민한테 간다. 독을 품지 말라고 했다. 노무현과 비교해 설명해줬다.” 

백씨에 따르면, 이재명 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 관상은 매우 닮았다. 

“두 사람 다 살쾡이 관상이다. 정치적으로 성장한 과정도 비슷하다. 이재명에게 노 전 대통령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말해줬다. 노무현은 말은 사납게 하지만 독은 없다. 그런데 당신은 말도 사나운 데다 독까지 있다고. 독을 빼지 않으면 그 독에 당신이 죽는다고 조언했다.” 

-살쾡이 관상의 장점은 뭔가? 

“영민하고 전투력이 굉장히 세다. 일대일로 붙으면 잘 안 진다. 자기보다 지지율 높은 사람도 제쳐버린다. 임기응변도 능하다. 말을 잘하니 인기도 좋다. 어차피 정치는 쇼니, 거짓말을 잘할 수도 있다. 이재명에게 ‘국민에게 뭔가를 베풀기 위한 거짓말은 괜찮다’고 말해줬다.” 

백씨는 “이재명은 자기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대한다. 거기에 다들 넘어간다”며 웃었다. 

“이재명을 만나본 정치인이나 기업인, 언론사 사주들이 내게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나한테 물었다. 이재명, 어떤 사람이냐고?” 

-언론사 사주들은 주로 어떤 걸 물어보나? 

“대통령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많더라. 그게 가장 중요하고 자기들 명줄이 달렸으니까. 누구한테 줄 서야 할지 알고 싶은 거다.” 

-지난 대선 때는 윤석열 후보가 된다고 칼럼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가 섭섭했겠다.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없는 얘기를 한 건 아니니까. 언론인이나 정치인들이 자꾸 물어보기에 이재명이 힘들 거라고 말해줬다. 윤석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이재명이 내 말을 꽤 들은 편이다. 결정적인 조언을 안 들어서 그렇지. 김혜경씨는 그때 나를 얼마나...”

백씨는 “그간 여야 유력 대선후보 부부를 많이 만나봤다”면서 2017년 대선 때는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를 만나 관상을 봐줬다고 털어놓았다. “영부인 상이었느냐”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캡쳐 = 조국혁신당 유튜브

#조국 

백씨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조국 사태는 윤 대통령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조 전 장관이 화를 입은 것은 어떻게 해석하나? 

“운이 없는 분이다. 민정수석 시절 민주당 인사가 만남을 주선했는데 성사되지 못했다. 만나면 해줄 얘기가 있었다. 내 얘기를 들었다면 그렇게 안 당할 수도 있었는데, 안타깝다. 조국은 윤석열과 반대다. 귀함은 있는데 권력이 없다.” 

-권력의지가 없다는 건가? 

“권력을 가질 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서생과 같은 사람이 권력을 가지려 들면 탈이 난다.” 

-법무부 장관으로 가지 말았어야 한다는 뜻인가? 

“당시 내가 여권 핵심 관계자에게 조국을 장관 앉히면 안 된다고 말해줬다.” 

-대통령이 밀어 넣으면 안 갈 수 없지 않나? 

“세상 볼 줄 모르는 문 대통령이 여러 사람 망쳤다. 세상 사람들이야 조국이 어떻고 윤석열이 어떻고 추미애가 어떻고 떠들지만, 근본 원인은 문 대통령의 부족한 안목이다. 판을 추스를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조국은 부산시장 출마가 적당했다. 결국 내가 칼럼에 쓴 대로 화를 입었다.” 

백씨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진돗개 관상이다. 2017년 5월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직후 그는 칼럼에 이렇게 썼다. 

“검찰의 날카로운 칼을 진돗개의 이빨로 제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검찰의 강력한 파도를 넘지 못하면 조국은 파도와 함께 떠내려갈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조국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본 것 아닌가? 확실하게 믿을 만한 사람으로. 

“윤석열 총장에게 맡겼어야 한다.” 

-윤 총장이 정권이 원하는 방향으로 검찰을 개혁할 리가 없지 않나? 

“조국 수사로 틀어지기 전까지는 안 그랬다. 조국도 욕심이 있었다. 진보 진영의 조국 팬덤에게는 안 보이겠지만, 나는 좌우 이념이 없기에 보이는 대로 말할 뿐이다. 문재인이나 조국이나 검찰 생리를 잘 몰랐다. 시끄러워졌을 때 자진사퇴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아 화를 키웠다. 대통령도 난처했다는 얘기를 청와대 관계자한테 들었다.” 

-그런 식으로 수사를 당하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억울할 만도 하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나는 그분이 관리만 잘하면 나중에 대권 후보로 꼽힐 거라고 봤다. 다만 검찰을 개혁하다가 검찰에 당할 수 있다고 봤기에 조심하라고 조언한 거다. 그 뒤 한 번 더 썼는데, ‘SNS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말을 많이 하면 나중에 그것 때문에 씹히기 때문이다. 깨끗한 척을 많이 하면 복이 달아나는 관상이다. 주변 사람을 통해 조국이 내 글을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결국 자기 판단대로 행동했다.” 

-어쨌든 대권 관상은 그대로 유지되는가? 

“그때 조국이 잘못된 것은 운이 다한 거라고 본다.” 

*3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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