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닫힌 지갑을 열어라”…유통업계 ‘최저가 전쟁’

소비자 “이런 싸움은 환영하죠”

2025-07-04     정진호 기자
롯데마트가 통큰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 자료제공 = 롯데마트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갑을 닫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에서는 ‘최저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치킨, 삼겹살, 즉석밥 등 인기 메뉴를 중점으로 파격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최저가’를 내세우고 있다. 여름 인기 상품인 삼겹살, 즉석밥, 과일 등을 중점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3사 모두 ‘치킨’을 역대 최저가로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통큰 치킨’으로 최저가 전쟁의 포문을 연 롯데마트는 지난 6월26일부터 오는 9일까지 ‘통큰 세일’을 진행한다. 롯데마트는 행사 시작과 함께 치킨 한 마리를 2010년 가격인 5000원에 선보였고 일주일간 10만 마리가 팔렸다.

또 지난 3일부터 시작한 ‘통큰 세일’ 2주차에는 국산 손질 민물장어(100g·냉장)를 행사카드로 구매 시 50% 할인된 3754원, 삼겹살(100g·952원), 복숭아(5990원) 등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마트가 ‘고래잇 페스타 쿨 썸머’ 행사를 진행한다. / 자료제공 = 이마트

이마트는 오늘(4일)부터 6일까지 ‘고래잇 페스타 쿨 썸머’ 행사를 진행한다. 100% 국내산 닭으로 튀킨 ‘어메이징 완벽치킨’ 한 마리를 역대 최저가인 3480원에 판매한다. 같은 기간 삼겹살, 민물장어, 황제전복, 수박, 복숭아, 자두 등을 최대 50% 할인해 소비자를 맞이한다.

/ 자료제공 = 홈플러스

홈플러스는 ‘당당치킨’ 3주년을 맞아 3일부터 6일까지 ‘옛날 통닭’을 3990원에 판매하는데 이어 삼겹살도 할인 판매한다. 또 체리, 복숭아, 오징어 등 인기 식자재도 반값에 선보인다.

대형마트 3사는 캠핑용품과 생필품 그리고 라면까지 주요 품목 전반에 반값 할인 등 유사한 프로모션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서 마트가 ‘최저가’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에서도 최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BGF가 운영하는 CU는 지난해 1000원에 판매한 삼각김밥을 10원 할인된 990원에 선보였다. 지난 3월 880원 핫바, 5월 얼음컵 포함된 아메리카노 990원 등을 출시하며 ‘1000원 이하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GS25는 최근 1000원 최저가 PB상품 ‘혜자 백미밥’을 출시했다. ‘혜자 백미밥’은 210g으로 가격은 1000원이다. 이는 대형 브랜드 즉석밥 대비 최대 52% 저렴하다. 또 100% 국내산 쌀로 만들어 수분 배합 등 조리 공정을 최적화해 품질을 높였다는 것이 GS25의 설명이다.

편의점의 최저가 경쟁은 1인가구와 자취생을 겨냥한 것으로 장기화되는 고물가 때문에 ‘혼밥’과 ‘집밥’을 하는 소비가 늘자 이에 맞춰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A(36)씨는 “대형마트의 이러한 가격 경쟁은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며 “앞으로 최저가 경쟁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취생 B(24)씨는 “취업 준비로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지만 마트와 편의점에서 싼 가격으로 식품을 판매해 식비 지출이 줄 것 같다”고 말했다.